태국 방콕 이야기
태국어 공부 말하기 VS 쓰기 본문
태국어를 배울 때 말하기부터 배워야 할까? 쓰기 부터 배워야 할까? 사람마다 각기 의견이 갈리는 부분이며 뭐가 정답이라고 딱 부러지게 말하기는 힘들다. 게다가 태국어는 문자를 배우기가 매우 어렵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언어를 배울 때 말 VS 글 과는 또 다른 점이 있다.
1. 말하기 먼저
먼저 일반적인 태국어 교육 기관은 말하기를 먼저 가르친다. 현지 대학교 어학당이나 로컬 태국어 학원등의 종합 코스를 들어보면 말하기를 먼저 배운다. 그런데 글을 모르는 데 어떻게 발음과 말하기를 가르칠까? 바로 영어로 음을 따서 가르친다.
예를 들어보면 สวัสดีครับ 을 배운다고 생각해보자. 태국어 인사인 싸왓디 크랍이다. 그런데 태국어를 모르니 아직 읽을 수 가 없다. 그래서 'Sat wat dee krub' 이런 식으로 배우게 된다. 그럼성조나 모음의 장단은 어떻게 표현 할까? 성조도 성조 기호를 쓴다. 아무것도 없으면 평성, 1성 ↘ 이런식으로 성조 표시를 영어 독음표 옆에 표기 하는 것이다. 장단의 경우에는 모음을 두개 쓰는 식으로 한다. 예를 들면 짧은 ดิ는 di 긴 발음인 ดี 는 dii 이런 식으로 표현 한다.
이렇게 배우면 우선 글자를 하나도 읽을 수 없다고 하여도 충분히 말할 수 있고 대화가 가능하다 현지 태국어 학원에서는 실제로 이렇게 말하기 코스를 보통 2~3개월 정도 운영한다. 그럼 물건 사고, 자기소개 하고, 택시 타고 등등 어느정도 일상 대화가 모두 가능하다
이렇게 진입장벽이 높은 태국어를 지레 겁먹고 포기하기 전에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딱히 읽고 쓸 이유가 없다면 이정도만 해도 충분하다.
그런데 만약에 제대로 태국어를 배우자고 한다면 결국은 글자, 읽고 쓰기를 배워야 한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읽기를 배울 때 말하기에서 배웠던 것을 또다시 한번더 반복하게 되는 낭비가 있다.
그리고 쓰기를 모르는 상황에서 읽기만을 시작하면 아무래도 성조를 정확히 이해하기 어렵고 발음을 정확하게 내기가 쉽지 않다.
2. 쓰기 먼저
외국인이 한국어를 배울 때를 생각해보면 보통 한글을 먼저 배운다. 한글은 사실 자음 모음 다 합쳐도 40개 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2~3일 혹은 길어도 1주일이면 한국어를 충분히 배울 수 있다. 그런데 태국어의 경우에는 자음이 총 42개 모음이 총 32개가 있다 그리고 성조 기호가 4개가 있다. 이렇게 태국어 알파벳만 외우는데도 진짜 빡세다. 그리고 자모의 생김새 자체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눈에 진짜 안들어온다. 처음보면 그 글씨가 그 글씨처럼 보인다. 실제로 비슷하게 생긴 글자도 많다.
예를 들어보면 ข ช ซ 이 세 자음이 커콰이, 처창, 써쏘로 완전히 다른 자음이다. 한국어로 보면 ㅋ,ㅊ,ㅆ 에 해당한다. 그런데 자세히보면 자음의 머리쪽 부분과 꼬리 부분이 조금씩 다르다. 이렇게 비슷하게 생긴 자음과 모음이 꽤 있어 외우는데 어려움을 더한다.
어떻게 어떻게 고생고생해서 자음과 모음을 다 외웠다고 하더라도 쓰기 규칙이 많다. 성조를 표기해야 되기 때문이다. 쓰기를 할 때 자음 혹은 모음에 따라서 똑같은 성조 기호를 표기해도 실제 성조는 다르게 발음 되는 경우도 많다. 물론 처음에는 어쩔수 없이 다 외워야 되는데 그런데 또 계속 쓰다보면 자연스럽게 익혀지는 부분이 있다. 딱히 외웠지는 않았지만 잘못된 성조기호를 보면 뭔가 어색하게 보이는 것이다.
이렇게 쓰기 자체가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다. 그런데 이 장벽을 어떻게든 넘기면 그 다음부터는 또 제법 쉬워진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어가 초보 학습자에게 난이도가 쉬운데 동사 변형, 높임법, 시제 등이 너무 복잡하여 갈 수록 난이도가 급 상승하는 것에 비해서 태국어는 처음에 쓰기와 성조의 난이도가 높은데 동사의 변형이 없는 고정어이기 때문에 갈 수록 난이도가 내려간다. 그래서 한국어는 초급 수준의 스피커는 많지만 고급이 상대적으로 적고 태국어는 초급 수준은 적지만 초급에 비해 또 고급은 많다.
이렇게 쓰기를 먼저 배우게 되면 또 좋은점이 발음을 정확하게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쓰기에 모든 성조 기호가 표시되기 때문인데 그럼 각 단어의 성조를 외우지 않고 그냥 글자를 읽으면 발음을 알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말하기를 연습할 때도 읽을 수 있다면 훨씬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
개인적인 의견을 넣어보면 진짜 진지하게 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은 쓰기를 먼저 배우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한다. 왜냐하면 말하기를 먼저하면 어차피 나중에 쓰기를 해야 되고 어느 시점에 가면 결과적으로 시간을 더 많이 쓰게 된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냥 가볍게 여행 회화 정도만 하려고 한다면 당연히 말하기를 먼저 시작하면 된다.